본문 바로가기
커피

어떤 커피가 맛있는 커피일까? - 커피의 맛에 대한 생각

by 알파카 라마 2020. 3. 7.

어떤 것이 맛있고 좋은 커피일까?? 커피를 즐기기 시작하면서 들었던 생각이다. 좋은 커피와 나쁜 커피를 나누는 기준은 미국과 유럽의 협회 기준이 있다. 더하여 전문가의 입지를 다진 사람들이나 관련 종사자, 또는 관련 자격을 취득한 사람들이 기준에 의해 평가한 지표들이 존재한다. 하지만 문득 모두에게 맛있는 커피가 있을까란 생각이 들었다. 왜냐하면 품질이 좋은 비싼 원두를 뛰어난 로스터가 로스팅을 하고, 뛰어난 바리스타가 내려준 커피를 마셔봤었지만 나에게는 크게 와 닿지 않았다. 첫 번째 이유는 내각 미각과 후각이 뛰어나지 않아서 미세한 맛의 편차와 약간의 나쁜 맛은 잡아내지 못하기 때문이고, 두 번째 이유는 내 취향의 커피가 아니었다는 것, 세 번째로는 맛에 대한 경험이 적기 때문이었다.

사실 이러한 생각을 하게 된 근본적인 원인은 좋은 커피를 구분해내는 실력이 부족한 나의 실력에서 발단이 되었다. 커피에 관해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된 시절 관련 자격증에 도전하고 노력하고 많은 시간 공부를 하고 여러 카페를 다니면서 다양한 커피를 경험하기 위해 노력했었다. 하지만 좋은 쪽으로도 나쁜 쪽으로도 인상에 남았던 곳은 한 군데도 없었다. 이유는 특별히 맛있게 느끼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왜냐하면 나는 모두 맛있었으니까. 그게 다였다. 내 미각과 후각은 전문가처럼 구분해낼 수 없더라. 어떤 맛이 어떻고 어떤 향이 나고 밸런스는 어떻고 하는 같은 클래스의 사람들의 말을 들을 때 나만 너무 다른 평가에 주눅이 들곤 했다. 같은 클래스를 듣던 사람들과의 격차가 너무나도 컸다. 그때 나는 이쪽으로는 재능이 없다는 것을 깨닫고 모든 것을 내려놓고 그냥 커피를 즐기기로 했다.

아이러니하게도 커피를 그냥 즐기기로 한 순간 커피가 더 좋아졌고 그전보다 맛을 더 즐기게 되었다. 어떤 맛이 나는지 어떤 게 더 뛰어난지 그런 걸 신경 쓰는 것이 아니라 그냥 이건 이런 맛이네. 이건 저번에 마셨던 것보다 맛있네 하는 것. 명품과 싸구려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내가 좋아하는 것을 즐기는 것이 좋다는 것. 그리고 다양한 경험을 해보면서 내가 좋아하는 맛을 찾아가는 것, 이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물론 이렇게 생각하게 된 원인이 내 부족한 실력과 미각, 후각 때문이었지만 남들이 다 좋다고 하는 것이 나에게도 꼭 좋다는 생각은 버리고 이것저것 직접 경험하면서 나만의 것을 찾아가는 것이 즐거운 일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댓글